사랑(agape)의 길


사랑은 지금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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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지금의 힘


의식적으로 깨어있지 않으면,

모든 인간 관계, 특히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는  점점 소원해져서

마침내 허물어지고 만다.


사랑에 빠져있는 동안은 그 관계가 완벽한 것처럼 보이지만,

아름다운 외모가 손상되면서 점점 말다툼이 잦아지고,

갈등과 불만만 쌓여간다.

심지어는 감정적, 신체적 폭력으로 번지기도 한다.



그래서 수많은 연인들이 애증 관계로 변질되고 마는 것이다.

사랑은 격렬한 공격과 적대감으로 변하고 한 순간 애정이 식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런 일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인간 관계에서 사랑과 그 반대 감정인 공격성, 감정적인 폭력 등을

함께 경험하고 있다면, 이는 ego의 집착과 중독을 사랑으로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에는 상대방을 사랑하고 다음 순간에는 그를 공격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진정한 사랑은 고통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의 사랑이 반대 감정을 포함하고 있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좀더 완전하고 확실한 자의식을 필요로 하는 ego의 강한 욕구일 뿐이다.

상대방은 잠시 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대상일 뿐이다.



에고가 구원 대신에 선택한 거짓 사랑은 잠시 진짜 구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곧 상대방의 행동 방식이 에고가 요구하는 것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때가 오고 말 것이다.

그러면 그 동안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포장되어 있던

두려움과 고통, 결핍감 같은 느낌들이 다시 고개를 쳐들기 시작한다.

다른 모든 중독과 마찬가지로, 약효가 있는 동안에는 기분이 고조되지만,

약이 듣지 않는 때가 반드시 오기 마련이다.



이렇게 다시 고통이 찾아들면, 그 고통은 전보다 더욱 크게 느껴진다.

게다가 이제 그 고통의 원인이 상대방에게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때문에 잔인한 폭력성으로 상대방을 공격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공격은 상대방의 고통을 자극하여, 상대방도 공격적으로 만들어버린다.

이때 에고는 그런 공격이나 처벌로 인해 상대방의 태도가 바뀌기를 바라고,

자신의 고통을 감추기 위해서라도 그러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중독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고통을 직시하지 않으려는 데서 생겨난다.

때문에 모든 중독은 고통으로 시작해서 고통으로 끝난다.

알코올, 음식, 약물, 사람 등 무엇에 중독되건,

중독은 고통을 감추기 위해 무언가 또는 누군가를 이용하는 것이다.



연인 관계에서 처음의 황홀함이 지난 후에

더 많은 불행과 고통이 남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 관계 자체가 고통과 불행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당신 안에 있던 고통과 불행을 끌어냈을 뿐이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재가 아닌 미래에서 구원을 찾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에 초점을 맞추는 순간, 가장 먼저 직면하는 것이 바로 자신의 고통이니까.

이것이야말로 두려운 것이니까.

그러나 '지금 이 순간' 현존의 힘에 다가서는 게 얼마나 쉬운 일인지를 깨닫는다면,

과거와 과거의 고통을 끊고 미래의 환상을 던져버리는 일이 얼마나 간단한지 안다면,

한 순간도 망설이지 않게 될 것이다.

진정한 존재로 깨어 있음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신이 우리에게 얼마나 가까운 존재인지를 안다면 말이다.



고통을 피하기 위해 관계 자체를 피하는 것 역시 해답은 아니다.

어차피 고통은 있게 마련이니까.

3년 동안 세 번이나 실연을 당한다 해도,

3년 동안 무인도에서 살거나 방안에 틀어박혀 지내는 것보다 더 깨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혼자 있으면서도 얼마든지 강렬한 현존을 경험할 수 있고,

그러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는 것이다.

- 에크하르트 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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