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영물(靈物)도 지옥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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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하의 영물(靈物)도 지옥 가나
황제(皇帝)가 탁록(탁鹿) 들에서 치우(蚩尤)하고 싸울 적에 치우라는 자는 기인(其人)이 동철액(銅鐵額)이라. 이마가 구리 · 쇠 같이 벌건 이마가 능작대무(能作大霧)라. 능히 큰 안개도 짓고 구름도 일으켜. 풍운(風雲)조화가 있어. 그래서
황제가 지남거[指南車]를 맨들어 가지고 그 자를 죽였는데. 그 지역이 어떻게 흉패가 심한지 그 당(堂)을 짓고 치우를 모셔 가지고 춘추(春秋)로 소를 몇 마리씩 잡고 제사를 잘 모시니까 그 흉패가 물러가. 치우라는 자는 죽은 후에도 그렇게 무서운 놈이야, 이런데.
그렇게 내려오는 걸 순임금 땐, 순임금 그래 내내 내려오다가 많은 이야기지만 너무도 간단하게 줄이니까 좀 알아듣기 힘든 말이 많아요. 순임금은 구의산(九疑山)에 능을 모시고 구의산에 아황봉, 여영봉 있어요. 거기에 아황(娥皇), 여영(女英)의 묘당이 있어요. 거기서 춘추로 제사를 모셔요. 그래서 말인즉 순임금은 구의산 신이 되는데 아황, 여영을 데리고 있다. 그런 말은 선비들 하는 소리고.
그러면 그 후에 내려오다가 삼국 적에 오면 동탁(董卓)이라는 자가 있는데, 동탁의 아버지 동 장군이 천하 명궁(名弓)이라. 유궁후예 같은 명궁인데. 동탁이 이무기인데, 사람을 너무 많이 해쳐. 그래서 구름 속에 날아가는 걸 쏴 죽였다고 해서 동탁이가 동 장군의 아들로 태어나 가지고 동씨(董氏) 집안을 멸문(滅門)을 시켰어. 그건 동탁이 여포(呂布) 손에 죽었고 여포는 동탁의 문중(門中)을 싹 죽여 버렸어. 이러니 그 보복인데.
우리나라의 이조엔 신라 고려에도 있지만, 이조엔 누구냐? 이괄(李适)이 있어요. 광주 이씨(李氏)요. 동고 대감 후손이지, 이런데. 그 양반도 인조반정(仁祖反正)공신인데, 역적한 건 다 아는 거고. 지네 후신(後身)이라. 이괄의 아버지가,
온 동네가 기름 끓여 가지고 죽이는데 이괄의 아버지가 먼저 들이부어서 온 동네 사람이 들이부어 죽었는데, 그 보복으로 광주 이씨 집안에 태어나 가지고 저를 죽인 사람의 아들로 태어나서 역적을 했기 때문에 그 집안은 당하고 말았어요.
그러고 그래도 그 호사를 얼마나 했어요. 동탁이 이무기, 거 사람 많이 잡아먹어도 사자(使者 ; 저승사자)들이 지옥에 끌고 간 일은 없고. 그가 다시 환도(還途)해 가지고, 그 자리에서 환도해요. 해 가지고 많은 부귀를 누리고 한(漢)나라 대승상 동탁이라, 그런 인물인데. 이괄이도 인조반정 공신으로 영변 관찰사까지 하고 역적으로 허수아비 왕자를 갖다 놓고 당신이 왕 노릇 하기를 3~4개월간 해먹었어요, 이러니.
그러면 만약에 지옥이 있는데 지옥으로 끌고 갈 힘이 없느냐? 그렇다면 사자(使者)는 거짓말이고. 지옥이 있으면 사자들이 지옥에 갖다가 환쇄 · 족쇄 다 있어요. 채워 가지고 꼼짝 못하게 했을 건데 그는 왜 환도인생(還道人生)해 가지고 그런 부귀공명을 누리고 가느냐? 복수를 다 하고 가느냐?
삼국적에 관운장(關雲長 ; 關羽)도 여몽부터 당신 죽인 사람은 싹 죽이고, 그리고서 옥천산상에서 오(吳)나라를 향해서 “환아두래(還我頭來)하라. 내 머리를 빨리 가져오라.” 소리 지른다.
밤이면 그 소리가 그 인근이 자질 못하고 몸서리치는데. 죽마고우에 보정선사가 있어요. 그가 밤에 올라가서, “장군은 장군의 머리를 오나라에다가 달라고 소리치면 안량(顔良) · 문추(文醜)의 머리는 누굴 보고 달라고 해야 되느냐?” 관운장이 그만 거기서 기가 죽어 가지고 그 시간에 없어지고 말았어요. 항우(項羽)의 사당이 그렇게 없어진 건 우리나라 성삼문(成三問)이 없애 버렸고.
그런데 숙종 때에 허적(許積)이, 허 정승이 있어요. 허미수(許眉?) 백씨(伯氏), 이런데. 이때에 구월산에 천년 묵은 독사가 승려하고 선비를 다 주워다 먹는다. 그러면 숙종께서 당신이
“덕이 부족해 가지고 이런 흉물의 작해가 있으니 이거 어찌 하면 좋겠소?” 그러니 허정승이
“책임지고 내가 올라가서 치워 버릴랍니다.” 그래
“가 치우고 오시오” 했어. 거 독사 굴에 가서 독사를 치웠는데, 그 피가 손등에 떨어진 건 유학자는 누구도 다 알아요.
거 재취(再娶)가 있는데 나이 들도록 손(孫)이 없어요. 재취 부인 방에 갔다 오니 그 핏자욱이 없어져. 그 이튿날 허미수가 와서
“엊저녁에 천문(天文)을 보니 형님집에 흉한 일이 있으니 내가 낙태약 세 첩 가지고 왔으니 이걸 달여서 대접해야겠습니다.”
“거 안된다. 내가 원하던 자식이 태어나는데 걸 어떻게 잔인하게 떨구겠느냐? 태모(胎母)까지 죽으면 어떻게 되느냐? 건 못한다.”
“형님 그러면 파족(罷族) 합시다.”
“그건 할 수 있지만 이 일은 못하겠다.” 그래서 본(本 ; 본관)을 바꾸는 상소(上訴)를 올려서 봉고파족(奉告罷族)이라고 합니다. 이런 일이 있는데.
그 아들이 태어난 거이 허견(許堅)이라, 굳을 ‘견’(堅)자. 허균의 사촌 허견인데. 이 양반이, 이 사람이 천하의 인물이야. 숙종이 아주 거기에 미치다시피 하는데, 대신들이 다 따르는 거라. 그래 가지고 숙종을 치워 버릴라고 하는데.
천우신조(天佑神助)로 허견이를 치우고 그 숙종 앞에 도륙(屠戮)은 불을 지르고 그러고 허적이만 벌을 주는데. 허적이는 독사를 죽인 죄를 받아서 죽는 건 당연하겠지마는, 보복이 들어오니. 그놈의 독사는 승려하고 선비를 그렇게 주워다 먹어도 지옥으로 안 가. 그 이유가 있다 그거요.
그게 무슨 이유냐? 천하의 영물은 사자(使者)한테 끌려 댕기는 영물(靈物)은 영력은 없어요. 그래서 삼장법사(三藏法師)에 나오는 마왕들도 사자(使者)들한테 끌려 댕기는 신(神)은 아니라. 그래 허견이, 독사 죽은 귀신이 허견인데 걸 못 잡아 가. 그건 천년 묵은 독사의 영력이 그만침 무섭다 이거라.
그러면 나는 단전에 뜸을 떠 가지고 그 이상의 무서운 영력을 지니면 어찌 되느냐? 천하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게고 우리나라가 천하에 굴하지도 않을 거라. 그런 날이 오도록 하기 위해서 내가 죽기 전에 그런 법은 다 일러주고 죽어 놓으면
죽은 후에 나를 욕하는 사람은 욕하겠지만 나는 할 일을 하고 죽는 거라. 살아서 가장 비참하게 죽도 못 얻어먹고 굶은 적이 상당한 수지만 그건 내가 죽을 위해서 온 건 아니야.
전할 걸 전하고 가면 되는 거지, 지구가 얼마나 살기 좋다고 거기에 애착이 있을까? 거 애착을 가지는 사람은 다 부귀공명을 누릴라고 하는 사람들이고. 난 뒤에 사람의 부귀공명은 이룩하길 원하지만 내가 그 속에서 참여하긴 윈치 않아. 그래 오늘까지 비참한 한세상을 살았는데.
그 영력의 대가가 뭐이냐? 사자(使者)가 어디 있느냐 그거야. 그 영력 앞에는 사자가 나타날 수도 없고 지옥에 끌고 갈 수도 없고. 그 앞엔 지옥이 없어요. 천하의 부귀공명 다 누려도 그 앞엔 지옥이 없어. 그렇다면 종교에서 말하는 지옥은 어따[어디에다] 쓰는 거냐? 거 어느 허청[헛간] 속에 있는지 난 몰라.
거 상고의 역사가 내가 아는 거이 수천 명인데, 수천 명 속에 그런 위대한 영물들은 지옥에 안 가. 옛날엔 공자님 시절에 있던 장자(莊子)라고 있는데 그가 죽은 귀신, 사자가 못 잡아 가. 당신 마음대로라. 노자도 태상노군(太上老君)인데 마음대로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힘을 나는 키우라는 거요. 그거이 내가 전하고 가는 거라. 그거이 내가 부탁하는 거고.
신약본초(神藥本草) 76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