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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 이야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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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초 이야기 4

소변 잘 나오게 하는 통탈목과 암고치는 녹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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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의 모습. 옛사람들은 한라산을 신선이 거주하는 산이라 해서 영주산이라 불렀다.>
 
한라산은 신령한 산이다. 옛사람들은 한라산을 신선이 거주하는 산이라고 해서 영주산(瀛州山)이라고 불렀다. 신령한 산에서는 신령한 약초가 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반드시 귀하고 드물며 구하기 힘든 것이라야 신령한 약초인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장 흔한 것이 가장 신령한 약초일 수도 있는 것이다.

한라산 꼭대기는 만년설인 양 흰눈을 이고 있지만 그 아랫녘은 마치 여름과 같다. 한겨울이지만 어디를 가나 잎이 푸른 나무들을 볼 수 있다. 서귀포 근처에서 한 골짜기를 오르며 약초를 관찰했다.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식물들이 많다. 양지쪽에 덧나무가 봄에 틔울 새싹을 미리 준비하느라고 눈이 부풀어 올랐고 개울가 비탈에는 동백나무, 녹나무, 멀구슬나무, 마삭줄, 담쟁이덩굴, 송악, 보리장나무 같은 것들이 한데 어울렸다. 사스레피나무, 꽝꽝나무, 죽절초, 황칠나무, 통탈목, 자금우, 천선과나무, 죽절초, 돈나무 같은 것들도 눈에 보인다.

 
소변 잘 나오게 하는 통탈목
 
통탈목(通脫木)이 부채처럼 넓은 잎을 펼친 채 푸르고 무성한 잎을 자랑하고 있다. 통초(通草)라고도 부르는 이 나무는 관목이지만 언뜻 보기에는 열대지방에 자라는 풀처럼 보인다. 상록성의 두꺼운 잎은 우산으로 쓸 수 있을만큼 크고 긴 잎줄기가 있으며, 팔뚝 만큼 굵은 줄기 속은 스펀지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줄기를 잘라보면 고갱이가 분필처럼 하얗고 가볍고 탄력이 있으며 잘 부러진다. 아무 맛도 없고 냄새도 없다. 맛도 없고 냄새도 없으니 아무 약효도 없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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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통탈목은 몸 안에 있는 독을 풀고 열을 내리며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부은 것을 내리는 데 매우 좋은 효과가 있는 약초이다. 통탈목 줄기의 고갱이를 잘라서 물로 달여서 먹어 보면 싱겁고 담담하여 아무 맛이 없는데, 이 담담한 맛이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독을 풀어준다. 옛날에는 통탈목 줄기 고갱이를 네모반듯하게 잘라 꿀로 절여서 과자처럼 만들어 먹었다고 하는데, 그 맛이 꿀맛이었다고 한다.

통탈목은 맛은 싱겁고 독이 없으며 성질이 평하다.
폐기를 내리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젖을 잘 나오게 하는 효능이 있다. 소변이 잘 안나오는 것, 임질, 부종, 현기증, 코막힘을 치료한다. 눈을 밝게 하고 열을 내리고 여러 가지 약으로 인한 중독을 푼다. 폐경이 된 것을 월경이 다시 나오게 하고 황달을 치료하며 염증을 삭이고 심장의 열을 내린다.

<부채처럼 넓은 잎을 펼친 채 푸르고 무성한 잎을 자랑하는 통탈목>
통탈목은 기후가 따뜻하고 물기있는 땅에서 잘 자란다. 줄기 속 고갱이뿐만 아니라 뿌리, 꽃봉오리, 꽃가루를 약으로 쓴다. 줄기 속 하얀 고갱이를 잘게 잘라서 그늘에서 말려 물로 달여서 먹거나 가루내어 먹는다. 종기나 염증, 상처에는 가루내어 뿌리면 빨리 낫고 코가 자주 막힐 때에는 가루를 코에 넣으면 코가 시원하게 뚫린다.

통탈목은 경락을 잘 통하게 하고 아무 부작용없이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약초이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소변이 빨갛게 나올 때는 통탈목 100g에 물 4ℓ를 붓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동안에 수시로 마시거나 통탈목 40g, 활석 160g, 아욱씨 1되, 석위 60g에 물 6되를 붓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에 다 마신다. 통탈목은 약성이 순하고 완만하여 많이 먹어도 부작용이 없다. 통탈목은 몸 안에 있는 중성지방을 녹이는 효능이 있으므로 비만증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팔 · 다리가 부을 때에는 통탈목과 저령을 같은 양으로 가루내어 한 번에 5g씩 하루 세 번 마신다. 코가 막혀 냄새를 못맡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할 때에는 통탈목과 세신, 부자를 각각 같은 양으로 가루내어 꿀로 개어 솜에 싸서 코 안에 넣는다.
통탈목 뿌리는 줄기와 같은 효과가 있다.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부종이나 수종을 치료하며 귀와 눈을 밝게 하며 몸 안에 있는 독을 풀어준다. 기혈의 순환이 막혀서 배가 부르고 답답하며 배에 가스가 찬 것을 낫게 하며, 음식을 먹은 것이 체하여 잘 내려가지 않은 것을 치료하고, 대변을 잘 나가게 하여 변비를 없앤다. 또한 기력을 늘리고 젖을 잘 나오게 한다. 젖이 잘 나오지 않을 때에는 통초와 더덕을 같은 양으로 하고 거기에 흑설탕을 적당하게 넣어 물로 달여서 수시로 마시면 좋은 효험이 있다.

최근에는 통탈목이 갖가지 염증과 악성종양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좥동의보감좦에는 통초의 약효를 이렇게 기록했다.

‘성질은 평하고(약간 차다고도 한다) 맛은 맵고 달며 독이 없다. 다섯가지 임병을 낫게하고 번열을 멎게 하며 9규(九竅)를 잘 통하게 한다. 말소리를 잘 나오게 하고 비달(脾疸)로 늘 자려고만 하는 것을 낫게 한다. 유산시키고 3충(三蟲)을 죽인다.’

통초는 속에 빈 구멍이 있다 하여 붙은 이름인데, 으름덩굴을 통초대용으로 쓰기도 한다. 으름덩굴은 통초와 비슷한 약리작용이 있다. 통초는 우리 나라에서는 제주도에서만 자란다.

녹나무와 족제비로 암을 고친 사연
 
제주시에 사는 한 민간의사는 주변에 흔한 나무나 풀, 족제비, 지렁이, 고양이 같은 것으로 세상에 못 고치는 병이 없다고 할만큼 어려운 병을 잘 고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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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약초와 침으로 병자를 치료한다. 침은 응급환자나 마땅한 약재를 구하지 못했을 때 쓰고 대개 약초로 병자를 치료한다. 특히 제주도의 산야에 자생하는 약초를 직접 채취하여 약으로 쓰는데 그가 즐겨 쓰는 약재는 여느 한의원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것들이 많다.

<우리 나라에서는 제주도에서만 자라는 늘푸른 넓은잎큰키나무인 녹나무>

특히 그는 제주도에 흔히 자라는 녹나무와 족제비로 암환자를 여럿 고친 것으로 유명한데 그의 말을 한 번 들어보자.

“뭔 대학의 교수라는 사람이 병이 나서 날 찾아왔어. 위암에서 췌장으로 전이가 됐는데 서울가서 진찰을 받으니 폐에까지 전이가 됐다는 거라. 항암제 맞아서 머리카락 다 빠져서는 죽기 전에 내 약 한 번 먹어 보겠다고 왔어. 족제비 한 마리에 녹나무 한 줌 넣고 푹 달여서 먹으라고 했지. 족제비 먹고 암이 낫겠냐면서 안 먹겠다고 펄펄 뛰어. 그래서 먹든지 말든지 그건 당신 자유지만 먹어 보면 뭔가 달라질 거라고 했지. 한 마리 먹고 일어나지도 못하던 사람이 일어나서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두 마리 먹고 나서는 운동한다고 쫓아다녔어. 두 마리 먹고 사진 찍으니까 암이 없어졌다는 거라. 그래서 한 마리 더 먹어야 재발이 안된다 그랬더니 한 마리 더 먹었는데 그 사람이 항암제 맞고 빠진 머리가 새까맣게 도로 났어. 족제비 세 마리 먹고 암이 다 나아 버린 거지.”

족제비와 녹나무로 암을 고쳤다는 얘기는 어떤 문헌에도 없고 어떤 원리로도 설명할 수 없는 것이어서 황당무계하기 이를 데 없다. 대체 족제비와 녹나무에 어떤 약성이 있어서 말기에 이른 암을 고칠 수 있는가? 그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족제비는 최고의 정력제야. 몸을 보충해 주는데 으뜸이지. 그리고 녹나무는 해독작용이 뛰어나요. 이 두가지가 만나면 암독을 없애는 건 물론이고 체력이 금방 회복돼요. 암세포도 없어지고 체력이 좋아지면 밥도 잘 먹고 몸무게가 늘어나요. 그러면 암은 저절로 낫는 거지. 족제비 한 마리를 털을 뽑지 말고 녹나무 가지 반 근을 함께 넣어 24시간쯤 물로 푹 달였다가 짜서 먹으면 돼. 고기는 먹지 말고. 족제비는 냄새가 몹시 나서 뜨거울 때 빨리 마셔야지 식으면 먹기 힘들어요. 한 마리로 2~3일 먹을 수 있는데 위암, 간암, 폐암 할 것 없이 어떤 암이건 잘 나아. 백혈병도 족제비하고 녹나무 달여 먹으면 잘 낫지. 족제비의 노린내는 오줌통에서 나는 건데 오줌통을 떼어버리면 맛은 좋겠지만 약이 안되고, 오줌통이 달린 채로 달이니 냄새가 심하게 나서 먹질 못하고. 그래도 안 죽으려면 눈 딱 감고 먹어야 하는 거라.”

녹나무는 우리 나라에서는 제주도에서만 자라는 늘푸른 넓은잎큰키나무다. 수형이 웅장하고 아름다워서 숲의 왕자로 부르는 나무로 키 40m, 밑동둘레 8m에 달하는 것이 있다. 나무 전체에서 송진냄새를 닮은 독특한 향기가 나는데 이 향기는 캄파, 사프롤, 찌네올 같은 정유성분이다. 나무줄기를 잘게 잘라 수증기로 증류하여 얻어낸 정유를 장뇌(樟腦)라고 하여 향료와 약재로 귀하게 쓴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장뇌를 우리 나라의 인삼과 마찬가지로 국가전매품으로 취급할 정도로 귀하게 여긴다. 그런데 이 녹나무에 항암작용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 녹나무의 향기는 귀신을 쫓는 힘이 있다고 하여 제주도에서는 해녀들이 물질하는데 쓰는 도구를 녹나무로 만들고, 또 상처를 입으면 녹나무를 태워 그 연기를 상처에 쏘인다.

녹나무는 집안에 심지를 않는데, 그 이유는 녹나무의 향기가 귀신을 쫓는 힘이 있어서 제사를 지낼 때 조상의 혼백이 집안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제주도에서는 녹나무로 만든 베개가 인기가 있는데 이를 베고 자면 잠자리가 매우 편안하다고 한다.

족제비는 밭둑이나 냇가의 큰 돌밑 같은 곳에 구멍을 파고 사는 작은 동물로 쥐, 개구리, 뱀 따위를 잡아먹는다. 인가에 침입하여 닭을 잡아 먹거나 알을 훔쳐가기도 한다. 족제비는 성질이 본래 흉악하고 잔인하여 닭장 같은 곳에 침입하면 닭을 닥치는대로 물어 죽이고 피를 빨아 먹으며 머리의 골을 파먹기까지 한다. 대개의 육식동물은 배고플 때 말고는 사냥을 하지 않지만 족제비는 천성이 잔인하여 자기보다 약한 동물은 눈에 보이는대로 물어 죽여서 갈가리 찢어버리는 성질이 있다.
 
족제비를 민간에서 간질이나 임파선결핵, 식중독 등의 치료약으로 쓴다. 한때 암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적도 있다. 대개 가죽을 벗기고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낸 다음 그늘에서 말려 약한 불로 볶아서 가루내거나 술에 담가서 쓴다. 족제비기름은 화상이나 동상 등에 좋은 효과가 있다. 제주도에서 서식하는 족제비는 육지에서 자라는 것보다 약간 작은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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