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찬가 : 신성각] --- #2. 짜장면 맛? 다 똑같은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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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년시절의 추억에 대한 기록... "그러나 짜장면의 맛은 빠져있다"
사실, 나는 짜장면이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에 그동안 어떤 짜장면을 먹어도 불만이 없었다.
(아! 태안터미널 근처의 싸구려짜장면과 서산 근처 한 군부대 앞의 짜장면은 예외로 하자. 유일하게 짜장면을 남긴 곳이다 -_-;;;)
그러던 어느 날, 정말 맛있는 짜장면을 먹어본 적이 있는지 되돌아보았다. 마치 나 자신이 이 리뷰를 쓸 자격이 있는가를 검토하듯 말이다.
추억의 "북경" 속에는 냄새와 맛이 빠져있었기 때문에 지금껏 짜장면의 기준이 될 만한 맛을 본 적은 없지않았나.
80년대의 시각적 이미지로만 존재하는 기억의 파편들만 가지고 이 짜장면 리뷰를 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까.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니, 네티즌들은 서울시의 대여섯군데 정도를 적극 추천하고 있었다.
이 곳들을 돌면서 짜장면 맛과 색을 견주어보는 것도 나름 흥미로울 것도 같았다.
업소명과 지하철역을 급하게 조그마한 쪽지에 갈겨쓰긴 했는데... 어라?! 전철역까지 와서야 그 쪽지를 깜빡 잊고 나왔음을 알게되었다.
아무튼 이 짜장면 프로젝트는 기억나는대로 일단 효창공원 옆의 한 중국음식점으로부터 시작하기로 하였다.
6호선 효창공원역 1번 출구로 나와 효창공원 쪽으로 쭉 걸어가다보면 효창맨션과 효창동마을마당이 있다.
이 효창동마을마당을 끼고 왼쪽으로 들어간다. 이제 우리 오른편에는 효창운동장과 효창공원이 있다.
음... 매우 한적한 곳이다. 유동인구도 그리 많아보이지 않고.
맛집을 찾아가는 길은 언제나 설레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잘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길치인 까닭에 자주 사람들에게 물어보며 도착지점을 찾는 나로서는, 거리에 사람들이 많아야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잘 못찾겠다.
상점 앞을 쓸고있는 한 어르신께 물어보니 이 근처에는 중국음식점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더 멀다는 이야기인가? 도저히 감이 안잡힌다.
효창공원 담벼락 맞은 편에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이 공원은 왜이리도 넓은걸까.
한바퀴를 다 돌아야 한단 말인가?
다행히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등산객 아주머니가 있어서 급하게 여쭤보았다.
"저... 아주머니, 죄송하지만 혹시 이 곳에 작은 중국집이 하나 유명하지 않은가요?"
"글쎄요? 어떤 중국집을 말씀하시는지 모르겠군요."
"한 두세개의 테이블만 있다는데, 효창공원 담벼락 맞은편이라고 하던데요."
"왜, 짜장면 드시려고요? 그럼 큰데 가지 그렇게 작은 곳으로 가시나?"
"그야... 그 곳이 무척이나 유명하다고 해서요."
"하하(...라기보다는 아줌마특유의 까르르 웃는 소리에 가까웠다) 그렇지~ 그 곳 아는가 해서 물어봤죠~ 빠른걸음으로 3분만 더 가세요."
다행이다! 드디어 찾은것 같다.
문득 오른쪽을 보니 대한노인회 건물이 보인다.
그러니까 이 건물은 효창공원과 같은편인 셈이다.
그 유명한 중국음식점은 이 건물의 맞은편에 있다.
맨 처음에 이곳을 찾았을 때는, 효창공원역에서 숙명여대까지 걸어간 뒤 GS25 를 거쳐 신성각으로 갔다.
정확한 위치를 몰라서 그야말로 효창운동장과 효창공원을 뺑 돌아갔던 것이다... T^T
지하철에서 걸어갈 경우에는 숙대입구역보다는 효창공원역에서 가는 것이 훨씬 가깝다.
효창공원역에서 신성각까지는 빠른걸음으로 7~8분.
참고로, 숙대입구역에서 숙명여대까지의 실제 도로는 위 약도보다 더 긴 오르막길이다.
보기보다 깔끔한 외벽과 루프, 그리고 깔끔한 간판이 있다.
'어! 이건 아닌데... 너무 신식인데?'
아무래도 내 어린시절의 "북경"이 강박관념처럼 모든 중국음식점을 비교하고 평가하는 잣대역할을 하는가보다.
게다가 이 집 사장님은 "짜장면"을 "자장면"이라고 써놓으셨군.
그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우스갯소리로, 짜장면이 자장면이면 짬뽕은 잠봉이 되는 거다.
갑자기 들뜬 기분이 확 가라앉으며 시간낭비만 한 건 아닐까 지례짐작을 해 본다.
'여기 말고 삼각지역이나 혜화역 쪽로 갈껄 그랬나?'
그런데 저기, 파란색 바탕의 저 문구는 뭐지? 뭐, 지구촌이 어쩌구저쩌구 써있기는 한데 말이다...
* FZ18 로 사진찍기 #1
최대개방에서의 색수차는 놀라울정도로 억제되어 있다.
다만 망원으로 갈수록 최대개방에서의 중앙부 선예도는 쉽게 무너지고, ISO200 부터 암부노이즈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
계조표현도 조금 약한 것 같다. 화이트홀이 종종 나타난다.
충격이라면 충격이었다.
유치하다면 한없이 유치한 이 문구를 이렇게 당당하게 붙여둘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이로인해 이 중국음식점에 대한 궁금증은 다시 생긴 셈이다.
사실 이 곳은 각시가 나에게 알려준 맛집이었다.
배달도 안해, 테이블도 적어, 문여는 시간은 엉뚱하게도 11시 37분이라는 이 곳.
이쯤되면 저런 파란색 문구도 이해가 되긴 한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이곳에서 괴짜사장님이 말씀하시는 감동스러운 맛을 만날 수 있을까?
[이 게시물은 의식상승님에 의해 2008-02-27 17:30:42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관련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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