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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진짜 쉽게 낳은 우리 아기 출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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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서 진짜 쉽게 낳은 우리 아기 출산스토리


봄날(hana2012)


예정일 : 2005년 7월 2일

출산일 : 2005년 7월 14일 새벽 3시 14분

몸무게 : 3.55kg

성별 : 딸

이름 : 민지원


첫 딸아이는 지금 27개월인데 친정어머니가 안계셔서 언니가 있는 양산에서 낳았다.

정확히 얘기하면 양산에서 가장 가까운 부산에 있는 조산원에서 낳았다.

인터넷을 뒤지다가 조산원이라는 곳을 알게 됐고 그 곳에서 낳았던 좋은 기억때문에 둘째도 조산원 분만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남편이 한 달 넘게 집에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되서 그냥 집에서 낳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조산원에서 가정분만도 한다기에 가정분만을 알아보게 되었다.


아기를 잘 낳을 자신이 있었고 우리 엄마는 여섯을 집에서 산파도 없이 낳았고 우리 언니도 자연분만으로 딸 둘을 낳았으니

나도 당연히 둘 째도 자연분만을 할 수 있고 집에서도 맘만 먹으면 충분히 낳겠다 싶었다.


임신기간동안 병원은 딱 세 번 갔고 마지막으로 간 것이 5개월때였다.

38주되었을때 조산원을 방문해서 초음파 검사를 했다.

몸무게가 임신전보다 7kg정도밖에 안늘어서 몸무게를 더 늘리는 것이 좋겠다고 잘 먹으라고 했다. 큰 아이한테 치이면서 생활하다보니 몸무게가 별로 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내진을 해보더니 아기 머리는 아직 내려오지 않았고 골반이 좋아서 아기를 잘 낳겠다고 해서 안심이 되었다.


임신기간동안 운동이라고는 거의 하지 않았는데 아기낳기 한 6주전정도부터는 웬지 겁이 나서 열심히 요가랑 스트레칭을 자기전에 한 시간씩 했다.


그리고 큰 애 데리고 일주일에 네 번 이상 밖으로 유모차 끌고 홈플러스까지 왔다 갔다하면서 한 두시간씩 걸었다.

집에서 쉬지 않고 옷장정리,서랍장정리,싱크대정리, 책장정리... 베란다,현관청소...등 걸레질 계속 해가며 몸을 움직였다.

그래서 막달까지도 몸이 무겁지 않고 가벼웠다.


 첫 아이를 예정일이 2주가 지난 날 낳았는데 둘 째는 그래도 그 정도는 아니겠지 하면서 기다렸는데 예정일보다 12일이나 늦게 낳았다.

그 날은 오후 12시쯤부터 허리가 묵직하게 아파오고 생리통처럼 아랫배가 살살 아팠다.

가진통인가 싶었는데 계속 쉬지 않고 배도 아프고 허리도 아팠지만 참을만했다.

큰 애 밥도 먹여야 되고 빨래도 돌리고 설겆이도 하고 정신없이 바빴기 때문에 진통에 신경쓸 겨를도 별로 없었다.

그래도 간간이 저녁쯤 진통간격을 재보니 5~6분 간격정도 되었다.

이슬도 비치지 않고 진통이 오는게 이상해서 조산원에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 자궁이 깨끗하면 드물게 이슬이 비치지 않고

진통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내 상태를 설명하니 진통인 듯 하다고 했다.

그래서 애기 낳고 먹을 미역국을 큰 냄비에 가득 끓여두었다.


큰 아이는 밤 열 시쯤 잠들었고 신랑에게 전화를 해서 진통이 오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즈음 남편이 집에 다시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 되서(무슨 범죄 그런거 아님다...오해마시길...--^)

밤 11시쯤 신랑이 도착했고 조산원 원장님과 다른 조산사 선생님 두 분이 새벽 1시반쯤 도착했다.

내진을 해보시더니 한 3~4cm자궁이 열렸다고 했다.

진통에 발동만 걸리면 한 시간뒤에도 낳겠다고 했다.


나는 그 때도 참을만해서 신랑이랑 같이 밖에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나갔다 왔다.

그리고 들어와서는 조산원 원장님이 아기에서 줄 편지를 둘 다 쓰라고 하셔서 식탁에 앉아서 남편이랑 같이 편지를 썼다.

진통이 올 때는 펜을 내려놓고 배를 쓰다듬다가 진통이 가시면 편지를 썼다.

첫 애때는 그 맘때쯤 소리지르고.. 호흡도 막 거칠게 하면서 신랑 손을 너무 꽉 잡아서 손목이 아플 지경이었는데

이 번에는 그냥 저냥 혼자 배 쓰다듬고 호흡하면서 참을만했다.

그러구선 더이상 편지쓰기에 집중하기가 힘들어서 편지내용을 마무리하고 조산원원장님이 샤워를 하라기에 욕실로 들어갔다.

그냥 샤워만 하고 나오시라는 얘기였지만 나는 아예 욕조에 물을 계속 받아가면서 욕조에 누웠다.

첫 아이를 조산원에서 낳을때 진통에 비해 자궁이 빨리 열리지 않는다며 그 조산원 원장님이 수중분만용 욕조에 넣어주셨는데

훨씬 진통이 덜하고 긴장도 풀렸었다. 자궁도 욕조에 들어간지 얼마되지 않아 다 열려서 막판에 쉽게 아이를 낳았던 기억이 나서였다.

욕조에 물이 거의 다 찰 때쯤 되자 조산원 원장님이 노크를 하셨다.


'밑에 힘이 들어가요?'

'약간 그런 것 같애요'

'그럼 이제 나오셔야겠네'


 몸에 물기를 대충 닦고 집에서 항상 입던 원피스를 걸쳤다.

내가 욕조에 들어가있는 동안 남편은 큰 애가 잠든 방에서 같이 잠들어 있었다.자고 있을줄 알았다..


거실에 이불을 깔고 누워서 원장님이 내진을 했다.

'다 열렸네~'

'벌써요?'

원장님이 남편을 깨웠다.

'아빠, 애기 나와요~ 일어나세요~!!'

 그 소리에 남편이 거실로 나왔다.


 '자, 이제 힘주세요'

'벌써요? 아직 별로 힘이 안들어가는데요..'

 아직 아기가 나올 정도의 진통처럼 아프지 않은데 힘을 주라니 약간 당황했다.

'아기머리 보여요'

'진짜 아기머리 보여' 울 남편도 아기머리가 보인다고 했다.

원장님이 내 손을 가져다가 아기머리를 만지게 해주었다.

약간 축축하면서도 뜨끈한게 만져졌다.아기머리를 직접 만져보니 진짜 힘을 주어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힘을 서너번 주면서 응가도 조금씩 나왔다.


관장을 하지 않았는데 아기탄생 조산원 원장님의 말씀으로는,

진통이 오기전에 자연적으로 배변을 하게 되면서 자연관장을 하게 되고 몸은 그렇게 스스로 아기를 맞을 준비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평소의 변비땜에 내심 그 부분이 걱정이 되었는데 그 날 나는 화장실을 두 번 가서 배변을 한 상태였는데

어쨌거나 마지막 힘주기를 하면서 약간의 응가를 보았고 거실 가득 퍼지는 그 냄새란...--^...에고..하지만 이제 곧 아기가

나올텐데 그런거 신경쓰지말고 그냥 힘이나 주자 생각하고 힘을 주었다.

별로 소리도 지르지 않았다. 그냥 화장실에서 힘주는 것과 같은 소리를 냈다...'끙..'^^

그러자 뜨겁고 물컹한 것이 나왔다.

아기머리가 나온 것이다.

이제 막 힘이 저절로 더 들어가기 시작했다.

원장님이 '힘빼고 호흡만 하세요~절대로 힘주면 안되요..'하고 계속 말씀하셨다.


평소 아기탄생 조산원 원장님은 아기가 머리가 나오면 그 다음은 아기 스스로 나올때까지 그냥 기다려야 된다고 하셨다.

엄마가 일부러 힘을 주거나 다른 사람이 아기를 잡아당기거나 하는 인위적인 출산이 아니라 출산의 주체인 아기 스스로 충분히

세상밖으로 나올 수 있으므로 엄마는 그냥 힘을 빼고 기다리면 된다는 것이었다.

머리가 나온 후 몸까지 나오기까지의 시간이 길게만 느껴졌다.

'후후후'호흡을 하면서 아기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아기가 스스로 몸을 돌려서 세상밖으로 나왔다.

그 때 시간이 새벽3시 14분이었다.

'아유..속이 다 시원하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원장님이 아기를 살짝 싸서 내 배위에 올려주었다.

'아기가 태지 하나 없이 너무 깨끗하네~닦을 것도 없어~'하고 원장님이 말씀하셨다.

내심 딸을 바랬다가 조산원 초음파에서 아들인 것 같다고 해서 실망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딸이야,아들이야?'하고 물었다.

'딸이야'하고 남편이 하는 말에 배시시 웃음이 났다.

나는 아기에게'나오느라고 고생했다'고 한 마디 해주었다.

그러자 원장님이 엄마가 더 고생했지 뭐 하셨다.

아기는 울지도 않고 그냥 편안하게 내 배위에 누워있었다.


첫 아이를 낳았을때 아기가 울지 않아서 걱정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편안한 환경에서 출산한 아기는 울지 않는다고 했다.

병원의 환한 불빛과 낯선 사람들,뱃속에서 겪어보지 못한 환경..이런 것들이 아기가 세상밖에 나왔을때 아기를 불안하게 하고

울게하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래도 큰 아이는 좀 울었었다.

그런데 둘 째 아이는 맨날 자기가 있던 집이어서 그랬는지 전혀 울지 않고 그냥 배위에서 눈감고 가만히 잠든 것처럼 있었다.

조금 있다가 남편이 탯줄을 잘랐고 태반이 배출됐다.

아기 몸무게를 쟀는데 3.5kg이었고 키는 53cm로 약간 큰 편이었다.

원장님이 아기에게 젖을 물렸는데, 처음 젖을 무는데도 어찌나 열심히 빠는지 '쪽쪽쪽' 젖빠는 소리가 요란했다.

그렇게 한 시간을 넘게 젖을 계속 빨아댔다.


나는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편안하고 조용한 가운데서 우리 아기를 맞이했고 진통의 아픔도 생각보다 덜했다.

고등학교때 생리통때문에 울면서 방바닥을 뒹굴거나 맹장염때문에 배가 아파서 밤을 샜던 것과 비교해보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니었다.

이웃사람들이 아기를 낳았는지도 모를 정도로 너무 조용하게 낳아서 나중에 집에서 낳았다는 것을 알고 모두 놀라워했다.

많은 산모들이 병원의 분만대기실에서 다른 산모의  비명소리를 들으면서 출산의 순간을 두려움속에 기다리는 것과 달리

첫 아이도 조산원에서 다른 산모없이 나 혼자 편하게 낳았고, 둘 째도 집에서 너무나 쉽게 낳은 것을 보면 정말 복받았다고 생각한다.

출산을 편하게 맞은 아기는 순하다고 했는데, 큰 아이도 어릴때 매우 순했는데 둘째는 그에 버금갈 정도로 순해서 울음소리를

별로 들을 수 없을 정도로 먹고, 자고 잘 웃는 천사같은 아기다.


많은 예비맘들이 출산을 이런저런 걱정들로 기다리고 있겠지만 많이 알고 준비하면 전혀 두렵지 않은 행복한 아기맞이를

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힘내세요!!!


궁금해하시는 맘이 계셔서 말씀드립니다..

회음부절개는 안했어요...

아기가 혼자 힘으로 어깨를 돌려서 나오기땜에 절개할 필요가 없었구요..열상하나 없이 깨끗하게 낳았답니다...

아기머리나온후에 막 계속 힘주면 회음부에 손상이 가니까 힘을 주면 안되구요..

병원에서 간혹 계속 힘주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는데 그러면 찢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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