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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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이야기
금강산 주봉인 비로봉(1,638m)을 정점으로 태백산맥의 분수령을 이루며 한반도 중동부에서 남북으로 뻗어있는 광대한 경승지역이다. 행정구역상으로 강원도 고성군과 금강군, 그리고 통천군의 일부에 걸쳐 놓여 있다.
남북의 길이가 60km이며 동서로 40km을 차지하고 있다. 북한의 '조선화보사'가 91년 발간한 금강산화보집에 따르면 금강산은 지역적 특성에 따라 외금강, 내금강, 해금강등 3개의 명승구역으로 나뉜다. 북한지역 태백산맥 최고봉인 비로봉을 기점으로 산줄기가 갈라지며 산세의 자연조건에 따라 동서로 내금강과 외금강으로 나누어진다.
내금강은 태백산맥 능선 서쪽에 위치하며 행정구역상 금강군에 속하고 규모는 동서 4km, 남북 12km에 달한다. 외금강은 동쪽에 위치해 고성군에 속하고 규모는 동서 8km, 남북 20km에 이른다. 해금강은 태백산맥에서 동쪽 15km 거리에 위치한다.
금강산 일대는 한반도의 전반적 기후에 비해 비교적 따뜻하며, 비와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의 하나이다. 태백산 줄기의 북단에 놓여있고, 동쪽면이 바다와 접해 있으므로 기후 조건에서 동쪽과 서쪽의 차이가 심하다. 금강산을 이룬 지질층은 태고계로부터 신생계이 걸친 오랜 지질시대에 속하는 여러 종류의 암석들로 되어 있으며, 특히 검은 운모를 섞은 화강암과 얼룩을 가진 화강암이 가장 널리 퍼져있고 곳에 따라서는 화강-편마암과 거대한 수정돌맥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암석들은 거의 모두가 백옥같은 흰 빛깔을 나타내거나 강한 광택을 띤 가지색으로 금강산 특유의 산 빛을 드러낸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돌들은 자체의 특성에 의하여 결이 가로, 세로 나고 그 밖에도 여러 가지 복잡한 방향으로 절리가 발달되어 그것이 오랜 풍화작용과 지각운동을 받아 변화 많은 특이한 지형과 기이한 바위들을 도처에 이루어 놀라운 광경을 자아내고 있다. 또한 940여종(그 가운데 꽃이 피는 식물은 880여종)이나 되는 다종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금강산은 하나의 대자연 식물원과도 같다. 금강국수나무와 금강초롱은 금강산에서 처음 발견된 1속 1종의 희귀한 특산식물이며, 북한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봉우리
금강산은 주봉인 비로봉을 비롯해 해발 1천5백m이상의 거봉이 10개에 이르며 1천m이상의 준봉은 무려 60여개나 된다. 크고 작은 봉우리를 모두 합치면 헤아리기 어려워 선조들은 1만2천봉이라 했다.
비로봉 북쪽에는 옥녀봉(1천4백24m), 상등봉(1천2백27m), 오봉산(1천2백64m), 선창산(1천2백26m), 금수봉(1천1백13m) 등이 우뚝우뚝 솟아있고 남쪽으로는 월출봉(1천5백80m), 일출봉(1천5백52m), 백마봉(1천5백10m)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동남쪽으로는 장군산(1천5백60m)과 채하봉(1천5백88m), 서쪽으로는 영랑봉(1천6백1m), 능허봉(1천4백56m) 등이 군소 봉우리들을 거느린 채 위용을 자랑한다.
또 금강산에는 비로대, 천선대, 망군대, 백운대, 칠보대 등 20여개의 전망대와 만물상, 삼선암, 토끼바위, 사자바위 등 무수한 기암괴석을 품고 있다.
하천
명경지수의 하천도 금강산의 美를 더해준다. 동쪽의 온정천, 남강과 천불천, 선창천은 동해로 흘러들고 서쪽 금강천과 동금강천은 북한강을 거쳐 서해바다로 향한다. 가장 긴 강은 길이 85㎞의 남강으로 차일봉 남쪽 기슭에서 시작해 안무재골을 지난다.
월출봉과 일출봉 사이에서 발원한 남강 지류 백천천은 성문동, 송림동을 비롯한 송림구역의 명승지들을 껴안고 흐른다. 또한 곳곳에 구룡포와 비봉포, 십이폭포, 옥영포 등 수십개의 폭폭와 구룡면, 상팔담, 만폭담, 구기연, 옥영소 등 수많은 담소들이 금강산의 신비경을 빚어내고 있다.
내금강
금강산 주분수령의 서부에 놓인 지역으로서 금강산의 계곡미를 대표한다. 내금강에는 외금강과의 경계지역에 솟은 비로봉을 비롯, 영랑봉(1,601m), 중향성(1,520m), 영추봉, 백운대(969m), 향로봉(1,030m), 법기봉, 혈망봉(1,372m)등 높이 솟은 봉우리들과 만폭동 골짜기를 비롯해 백천동, 태상동, 구성동 골짜기 등 이름난 계곡들이 있으며 아름다운 시내와 폭포, 潭(담)들이 많다.
내금강은 금강산 계곡미의 자랑으로 일컬어지는 만폭동을 비롯해 백운대·비로봉·구성동·명경대·태상동등 명승구역들로 나뉜다.
만폭동은 수많은 층암절벽들과 폭포들이 어우러져 있어 금강산에서 골짜기 풍경이 가장 뛰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백운대는 높이 9백69m의 전망대다. 여기서 혈망봉과 법기봉·중향성·만폭동의 자연경치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백운대구역을 지나 동쪽으로 가면 비로봉구역이 있다.
금강산의 최고봉 비로봉은 아름답고 특이한 자연경관을 이루고 있는 뛰어난 봉우리다. 비로봉의 북서쪽에 자리 잡은 구성동 골짜기에는 물이 유별나게 검푸르다는 가막소와 옛날에 봉황새가 날아와 춤을 추었다는 봉의대, 그리고 구기연, 조양폭포, 석조폭포 등 명소들이 있다.
외금강 - 금강의 중심
금강산의 비로봉을 중심으로 해 남북으로 길게 뻗은 연봉들과 동해안을 따라 길게 펼쳐진 해금강 사이를 포괄하는 구역이다.
태백산 줄기의 동쪽 비탈면에 자리 잡은 외금강에는 수정봉(773m)과 문주봉(1,027m), 호봉(1,264m), 상등봉(1,227m), 옥녀봉(1,424m), 세존봉(1,160m), 채하봉(1,588m), 집선봉(1,351m)등 아름다운 산봉우리들, 구룡연 골짜기와 한하계 골짜기 등 이름난 계곡이 있다. 외금강은 금강산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다.
외금강은 구룡연구역과 만물상구역, 수정봉구역 그리고 천불동구역, 선하구역, 은선대구역 등 명승구역들로 나뉜다.
구룡연구역은 양지대와 금강문, 옥류동, 연주담과 비봉폭포 그리고 구룡폭포, 상팔담 등 골짜기의 뛰어난 절승경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온정천 유역을 따라 펼쳐진 만물상구역에서는 한하계와 만상계, 만물상의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다. 만물상구역의 동쪽에는 또 하나의 특이한 경승으로 인상적인 수정봉구역이 있다. 외금강에는 이밖에 천불동구역의 2단 폭포, 선인굴, 육선암, 연주폭포, 선하구역의 용바위, 흔들바위, 선하폭포와 백련폭포, 채하폭포, 바리소 그리고 무지개다리, 은선대구역의 치마바위, 매바위와 굴, 폭포, 못 등 아름다운 명소들이 수없이 많다.
해금강
외금강 동쪽에 있는 바닷가 지대다. 해금강은 아름다운 호수, 바다와 바닷가 경치로 이름난 곳이다. 삼일포로부터 동해, 북쪽의 수원단으로부터 남쪽의 구선봉(187m)과 감호에 이르기까지 넓은 자리를 차지한다. 해금강은 삼일포구역과 해금강구역, 통천군의 총석정까지를 포함한다.
삼일포구역은 온정리에서 12㎞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는 예로부터 관동팔경의 하나로 알려진 넓이 0.79㎢의 아름다운 자연호수 삼일포가 있다. 주위에는 36개의 봉우리와 언덕들이 들쭉날쭉 병풍처럼 둘러서 있으며 바위섬들이 호수에 자리 잡고 있다.
삼일포는 여러개의 서로 다른 섬을 가지고 있으며 여러가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와우대 서쪽에는 옛날에 신선들이 와서 놀다가 바위에 새겨놓은 글씨가 붉게 보인다는 단서암이 있다. 삼일포 북쪽 기슭에는 4명의 신선들이 놀고 간 것을 기념해 세웠다는 사선정터가 있다.
해금강구역은 삼일포에서 4㎞ 떨어진 남강어귀를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해금강에서 뛰어난 절경을 이루는 것은 비바람에 씻기고 바닷물에 깎이어 천만가지의 기묘한 생김새를 가진 해만물상이다. 통천군 총석정구역은 총석정, 국도, 삼섬, 알섬, 금란굴 등을 포함하는 지역이다. 땅속에서 뿜어 나온 현무암이 줄어들면서 생긴 총석정은 정교하게 다듬은 수없이 많은 모기둥들을 모아 세운 것처럼 보여 이목을 끈다.
기후
대체로 봄. 가을은 청명하며 여름철은 비가 많고 음산하다. 겨울은 눈 많은 한랭기후를 보인다. 8월 초순부터 9월 초순까지 한 달 동안 비가 많이 내린다. 4~6월과 9월 하순~10월 하순에는 대체로 청명한 날씨가 계속된다.
기온은 고도 1백m마다 1도의 차이를 보인다. 고산지대의 겨울철 온도는 대개 영하 10~30도로 혹한을 보이기도 한다. 1천m이상 고산지대의 경우 9월이면 서리가 내리며 비로봉은 10월 하순부터 강설을 보게 된다.
금강산의 동식물
금강산은 위치상 한반도의 중간이어서 북방계통의 식물들과 남방계통 식물의 경계지대를 이루기 때문에 식물상이 무척 다채롭고 특히 숲이 무성하다. 북한은 금강산 일대를 자연보호구로 설정해서 특별 관리하고 있는데, 이곳에는 약 940여 종의 식물, 그 중 현화식물(꽃을 피우는 식물)이 880여 종 자라고 있는 것을 비롯해서 금강산 특유의 식물과 고산식물이 무성하여 우리나라 중부 산악 식물대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식물의 수평적 분포는 바다의 영향으로 외금강과 내금강의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외금강 일대에는 참나무, 갈참나무, 떡갈나무 등 참나무속 수종들과 일부 남방 계통의 식물들이 분포되어 있으며, 내금강 지역은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부게꽃나무, 복장나무 등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북방계통 식물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다.
식물의 수직적 분포는 해발 300∼400m 아래는 소나무 단순림, 해발 400∼800m는 소나무와 참나무류의 혼합림, 그 이상은 관목 활엽수림과 누운잣나무, 누운향나무 등의 관목림 지대를 이룬다. 금강산의 숲을 이루는 나무는 기본적으로 소나무와 참나무이다. 특히, 금강산 소나무는 키가 20m 이상 곧게 뻗은 붉은 줄기의 미인송(美人松)이다. 신계사터 입구와 한하계 입구의 미인송은 감탄과 찬미의 대상이 되고 있다. 초본식물로는 미역취·우산나물·마타리·금강봄맞이·노루발풀 등이 무성하며, 덩굴식물로는 산삼·더덕·머루·다래 등이 자란다.
금강산 식물 분포에서 또 하나의 특징적인 것은 금강산 특산종이 많다는 점이다. '금강국수나무'와 '금강초롱'은 금강산에서 처음 발견된 세계에서 1속 1종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이밖에도 금강봄맞이, 비로봉쑥, 솔나리꽃 등 140종이 특산종 식물로 분류되어 있다. 이처럼 금강산은 풍부한 식물의 보고로 백두산, 지리산, 한라산, 울릉도와 더불어 우리나라 5개 대표 식물보고지역 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이처럼 금강산은 대자연의 식물원인 것이다.
금강산은 산악지대로서는 기후가 비교적 온화하고 숲이 울창하며 또 높은 산이 많아서 여러 종류의 동물들이 지역별로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20세기 초까지만 하여도 범, 표범, 사슴, 노루가 많이 살고 있었으나 일제강점기에 "해로운 짐승을 없앤다"는 구실아래 무차별적 사냥을 벌여 거의 종자를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사슴과 노루는 동물보호방침에 의해 다시 증식되어가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내금강 지역에는 반달가슴곰이 상당수 서식하고 있으며, 표훈사 근처에는 족제비가 많은데, 무산에서 처음 발견돼 '무산쇠족제비'라고도 불리는 흰 족제비는 비로봉에서 내금강 일대를 주무대로 서식하고 있다.
서식하고 있는 새들의 종류도 다양해서 동물분류학상 비들기목, 두루미목 도요새목, 두견이목, 부엉이목, 칼새목, 딱다구리목 등 20여 목(目)에 속하는 새들이 있다.
금강산이 식물의 보고인데 반하여 동물은 그 종류나 서식 수량에 있어서 많은 편이 못된다. 그것은 금강산의 경사가 급하고 높은 암석산이기 때문에 계곡물이 매우 차고 맑으며 또 대부분이 급류인 까닭에 그 지형과 수질 등의 자연환경이 동물 서식에 적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발자취가 미치지 못하는 심산유곡의 원시림 지대에는 68종의 짐승류와 200여종의 조류, 9종의 파충류, 10종의 양서류 그리고 계곡의 하류에는 30여 종류의 담수어 등 3백 수십 종류의 새와 짐승이 서식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산양과 반달가슴곰, 사향노루 등은 희소동물들로 유명하다.
금강산에는 뱀, 독사, 도마뱀 등 파충류도 서식하고 있으나 등산로 근처에서는 사람의 눈에 잘 뜨이지 않아 예부터 금강산은 맹수나 독사 등의 피해를 입는 일이 거의 없으므로 안심하고 다닐 수 있다.
금강산의 명칭
봄에는 아침이슬이 태양이 떠오르면서 빛나는 모습이 7대 보석 중 하나인 금강석(다이아몬드)과 같다고 하여 금강산이라 했고 여름에는 녹음이 깔리므로 봉래산(蓬萊産), 가을에는 일만이천봉이 단풍으로 곱게 물들어 풍악산(楓嶽山), 겨울에는 나뭇잎이 지면서 앙상한 뼈처럼 드러나므로 개골산(皆骨山)이라 불렀다. 또 개골산의 다른 말로 눈덮인 산이라는 뜻의 ‘雪峰山 (설봉산)’이라고도 부른다.
금강산은 그 화려함과 명성에 걸맞게 이름도 많다. 각종 문헌과 기록, 민간전설 등을 종합하면 금강산의 이름이 金剛(금강) 皆骨(개골) 涅槃(열반) 楓嶽(풍악) 蓬萊(봉래) 霜嶽(상악) 仙山(선산) 衆香城(중향성)등 여러 가지다. 이중 일반인에 가장 많이 알려진 이름은 4계절의 변화에 따라 그 경치와 山色(산색), 정취가 다르다고 해서 계절별로 붙여진 금강,봉래,풍악,개골 등 4가지 이름이다.
봄에는 온 산이 푸른 새싹과 형형색색의 꽃에 뒤덮여 아름아움의 극치를 이룬다고 해서 금강이라고 한다. 여름에는 봉우리와 계곡에 녹음이 깔려 신록의 경치를 볼 수 있다고 해 봉래라고 한다. 가을에는 1만2천봉이 오색의 단풍으로 곱게 물든다고 해 풍악이라고 한다. 겨울에는 나뭇잎이 지고난 뒤 기암괴석이 뼈처럼 드러나 우람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 개골이라고 한다.
이와같이 여러가지 이름이 있으면서도 일반적으로 ‘금강산’으로 통칭된 것은 이 산이 불교의 영지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금강’이란 이름은 불교와 관계가 깊다. 금강이라는 말은 범어의 바이아라(Vaiara·단단하다는 뜻)와 통한다고 한다. 화엄경에는 “바다동쪽 보살이 머무는 곳을 금강이라 부른다”고 하였고 “동북방 바다 가운데 금강산이 있으니 담무갈 보살이 1만2천의 보살들과 더불어 항상 반야심경을 설법하는 곳이다”고 하였다.
그러나 佛家(불가)의 ‘금강’이 아니더라도 금강산은 자체가 세계의 山王(산왕)으로서 품격을 지니고 있다. 이름 그대로 다이아몬드(금강석)처럼 고귀함을 지닌, 가장 빛나는 보석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사람이 태어나서 한번 이 산을 보면 죽어도 惡道(악도)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중국 북송의 蘇軾(소식.1036∼1101, 호는 東坡·동파)같은 시인은 “고려에 태어나서 금강산을 한번 보기가 소원이다(願生高麗國一見金剛山)”고 했다고 전해진다.
금강산은 또 우리 강토를 금수강산이라고 해 비단에 비유한 것과 연관해서도 삼천리강산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꼽혀왔다.
조선조 후기의 천재화가이자 기인으로 불우하게 일생을 마쳤던 崔北(최북)은 금강산 구룡연에서 "비로소 죽을 곳을 찾았구나"하고 구룡연에 뛰어들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로 금강산이야말로 목숨을 바치고 싶은 珍景(진경)으로 일컬어져 왔다.
이런 이유로 해서 전국의 다른 명산들도 금강산에 빗대어 별명이 붙여지기도 했다. 칠보산을 "함경금강" 이라 하고, 내장산을 "호남금강", 속리산을 "호서금강", 장수산을 "해서금강", 석승산을 "의주금강", 부산 금정산을 "동래금강"등으로 불렀던 것이 그것이다.
금강산이라는 이름뿐만 아니라 금강산 내의 각종 산봉우리와 계곡, 약수터 등의 이름에 불교, 도교 등 종교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강산의 산봉우리와 명소를 보면 ‘仙’자가 많이 발견된다. 도처에 눈에 띄는 이 같은 표현은 일찍이 우리나라가 중국으로부터 道敎(도교) 즉, 仙敎(선교)를 도입하면서 민간신앙으로 자리 잡은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현재 남아있는 금강산의 지명 가운데 이와 관련한 표현을 보면 四仙亭(사선정), 仙蒼山(선창산), 六仙岩(육선암), 三仙岩(삼선암), 天仙臺(천선대), 降仙臺(강선대), 昇仙臺(승선대), 四仙峰(사선봉), 集仙峰(집선봉), 仙霞溪(선하계), 喚仙(환선)폭포, 四仙橋(사선교)등을 들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불교설화와 민간신앙 또는 선교의 믿음이 어우러져 지명이 지어진 것도 있다. 선녀와 신선을 믿는 민간신앙에서 바위와 봉우리를 신격화한 것이 많다. 또 금강산을 지리산, 한라산과 함께 三神山(삼신산)의 하나로 지칭한 배경은 이 산을 토속신앙의 靈山(영산)으로 받아들인데 그 연원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