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싸우는 또 하나의 방법 ‘한방 면역치료’

성신 소람한의원 대표원장

“나 살고 싶어. 너, 의사잖아.” 담낭암 말기 선고를 받고 담담히 남은 생을 정리해가던 그녀는 주치의이자 동창인 친구에서 그렇게 애원했다. 갈수록 심해지는 통증도 참아냈던 그녀였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 <여인의 향기> 속 이야기다.

세월이 야속한 것은 단지 우리 몸의 노화 때문만이 아니다. 곁에 있던 누군가가 어느 날 갑자기 ‘일찍 먼 길’을 떠났을 때도, 우리는 삶의 덧없음에 탄식한다. 암은 그것의 가장 극적인 소재다.

우리 국민의 평균수명이 80세 정도라 가정했을 때, 남자는 3명 중 1명이, 여자는 4명 중 1명이 한번쯤은 암에 걸릴 수 있다는 통계도 있다. 암이 결코 드라마 속 주인공의 비극만이 아닌 ‘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얘기다.

[의술 인술]암과 싸우는 또 하나의 방법 ‘한방 면역치료’

다행히 최근 5년 이상 생존한 이들의 비율이 60%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암이 불치의 병이 아니라, 완치 확률이 높지 않은 난치병일 뿐이란 사실을 일깨워준다.

문제는 두려움이다. ‘걸리면 죽는다’는 운명적 인식은 드라마 작가의 손끝에서 가공된 것이 아니다. 반복되는 수술과 독한 항암제, 방사선 치료. 그 고통스러운 과정들. 이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두려움의 명백한 근거다. 암은 곧 ‘선고’였다.

필자를 찾은 대부분의 환자들도 그랬다. ‘안개 자욱한 어두운 숲 속을 헤매는 느낌.’ 그들은 자신의 절망을 그렇게 표현했다. 폐암 말기 환자를 둔 어느 가족은 “병실에 누워있는 어머니의 뒷모습이 마치 오래 전 시들어버린 화초 같았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병보다 깊은 항암의 고통은 그렇게, 환자와 가족 모두의 마음마저 무너뜨린다.

절박함은 대안을 낳는다. 현대 서양의학이 가져온 무수한 암 연구 성과에도 불구하고, 항암의 부작용과 전이, 재발 문제 등은 여전히 한계로 남아 있다. 우리 한방이 내놓은 해법은 ‘면역치료’다. 한의학에 따르면 암의 발병은 우리 인체가 반복적 또는 장기적으로 자극을 받아 체내 기(氣)와 혈(血), 그리고 음(陰)과 양(陽)의 균형이 깨지면서 생겨난다. 인체를 방어하는 틀이 병을 초래하는 요소를 제거하지 못했을 때, 다시 말해 우리 몸속의 면역력이 저하되었을 때 암이 발생하는 것이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하루 평균 5000여개의 암세포가 생겨났다 사라진다. 물론 이들 암세포는 저절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속에 함께 깃든 면역세포들에 의해 소멸된다. 사람들 저마다의 ‘면역력’이 암의 발병 여부를 좌우하는 셈이다.

한방 면역 암 치료는 바로 이 같은 환자 개개인의 질병과 체질에 주목한다. 사람마다 성격과 생김새가 다르듯, 암도 환자마자 그 양태와 처방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에서도 “치유를 위해 약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로 인해 사람이 손상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실제로 각종 임상실험과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방 면역 암 치료는 통증이나 전이와 같은 기존 항암 치료의 부작용을 다스리며 암 환자의 수명 연장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양방치료와 병행했을 때 생존율은 더욱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앞서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간절한 호소처럼 사랑은 생에 대한 의지를 키운다. 반드시 살아야겠다는 의지와 희망만한 항암 처방은 없다. 투병의지와 살고자 하는 욕망이 강한 사람의 백혈구 속 ‘NK세포’는 비관적인 환자들이 지닌 그것보다 우리 몸 안에서 훨씬 더 활발한 면역 기능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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