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0순위서 유임…'진정성'으로 살아남은 이주영

입력
수정2014.06.14. 오전 12:28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세월호참사 교체 0순위서 유임… 팽목항 묵묵히 지키며 최선다해

유족들도 “더 애써 달라” 마음열어… 李장관 “사태수습후 합당한 처신”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6·13 개각 명단에서 빠졌다. 이 장관은 세월호 침몰사고로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과 함께 교체 대상 0순위였다. 강 장관은 예상대로 경질됐지만 이 장관은 유임됐다.

취임 후 40여일 만에 세월호 참사를 맞은 그는 사고 초기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멱살을 잡히고 5시간 넘게 화장실도 못 가는 등 원성의 대상이었다. 유가족들이 “너 때문에 우리 애가 죽었다”고 울부짖으면 이 장관은 “제가 죄인입니다, 잘못했습니다”라며 마냥 머리를 숙였다. 사고가 발생한 4월16일 현장에 온 후 진도군청에 마련된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며 매일 한 차례 이상 희생자 가족들이 머무는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을 오가며 ‘소통’을 했다. 부인이 속옷을 주기 위해 현장에 왔지만 만나지 않고 직원을 통해 전달받았다. 지난달 군에 입대한 아들은 아버지 얼굴도 못 보고 입소했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2일 국회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소속 야당 의원들을 맞이하기 위해 전남 진도체육관 주차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 장관은 13일 개각에서 유임됐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 장관은 수염을 깎지 않아 텁수룩해도 신경 쓰지 않고 자식 가진 부모로서 아픔과 슬픔을 함께했다. 이런 ‘진정성’은 분기탱천했던 유가족의 감정을 누그려뜨렸고 “마지막 한 명을 찾을 때까지 이 장관이 더 애써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들을 만큼 마음을 돌려놓았다. 이 장관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사고가 수습되면 책임진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예상을 뒤엎고 살아남았다.

청와대는 “이 장관은 고사했으나 아직 사고 수습이 완료되지 않아 유임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책임감을 갖고 이번 사고를 끝까지 잘 수습하라는 희생자·실종자 가족, 국민의 엄중한 명령으로 알고 있다”며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면 해수부 장관으로서 제가 져야 할 책임에 합당한 처신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당 당직자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다.

황용호 정치전문기자 dragon@segye.com


▶오늘은? ▶HOT포토 ▶오늘의 지면보기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