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도 “더 애써 달라” 마음열어… 李장관 “사태수습후 합당한 처신”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6·13 개각 명단에서 빠졌다. 이 장관은 세월호 침몰사고로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과 함께 교체 대상 0순위였다. 강 장관은 예상대로 경질됐지만 이 장관은 유임됐다.
취임 후 40여일 만에 세월호 참사를 맞은 그는 사고 초기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멱살을 잡히고 5시간 넘게 화장실도 못 가는 등 원성의 대상이었다. 유가족들이 “너 때문에 우리 애가 죽었다”고 울부짖으면 이 장관은 “제가 죄인입니다, 잘못했습니다”라며 마냥 머리를 숙였다. 사고가 발생한 4월16일 현장에 온 후 진도군청에 마련된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며 매일 한 차례 이상 희생자 가족들이 머무는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을 오가며 ‘소통’을 했다. 부인이 속옷을 주기 위해 현장에 왔지만 만나지 않고 직원을 통해 전달받았다. 지난달 군에 입대한 아들은 아버지 얼굴도 못 보고 입소했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2일 국회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소속 야당 의원들을 맞이하기 위해 전남 진도체육관 주차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 장관은 13일 개각에서 유임됐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청와대는 “이 장관은 고사했으나 아직 사고 수습이 완료되지 않아 유임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책임감을 갖고 이번 사고를 끝까지 잘 수습하라는 희생자·실종자 가족, 국민의 엄중한 명령으로 알고 있다”며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면 해수부 장관으로서 제가 져야 할 책임에 합당한 처신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당 당직자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다.
황용호 정치전문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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