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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하는 현대판 '고려장'..방치되는 노인들

입력 : 2011-02-23 08:01:30 수정 : 2011-02-23 08: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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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뇌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한 김모(80) 할머니는 4남1녀를 뒀지만 같은 병실에 있는 환자들은 김 할머니의 가족을 본 적이 없다.

김 할머니는 간혹 "아들이 보고 싶어"라는 말을 꺼내기도 하지만 정작 자녀와 연락이 끊긴 지 오래다.

식수도 해결되지 않는 허름한 집에서 거주하는 유모(75) 할머니는 오른쪽 눈을 실명한 지 오래됐고 다리를 다쳐 걷기도 힘든 상황이지만 정작 도움을 주는 자녀는 아무도 없다.

관계기관과 만난 장남은 "어머니를 앞으로 잘 보살피겠다"고 약속했지만 나아진 것은 아무것도 없을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는 연락마저 두절됐다.

생활고 때문에 부모를 보살피지 않는 현대판 '고려장'인 셈이다.

22일 충청북도노인보호전문기관(관장 김상수)에 따르면 도내에서 작년 한해동안 신고된 노인학대 사례는 152건으로, 전년도 109건에 비해 39% 늘었다.

이 가운데 언어.정서적 학대가 가장 많았고 신체적 학대, 방임, 자기방임 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방임의 경우 2008년 23건에서 2009년 37건, 지난해 43건으로 계속 늘었고 가족들이 주는 의식주를 스스로 거부하는 자기방임 역시 2008년 6건, 2009년 5건에서 지난해 15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학대행위자는 2009년까지 아들, 며느리, 딸 순이었으나 지난해에는 아들 다음으로 배우자에 의한 학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평균수명 증가로 노인부부 단독세대가 많아지면서 부양을 책임지는 배우자에 의한 학대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김상수 관장은 "방임.자기방임은 절대적 빈곤에 시달리는 노인이 부양의무자 기준에 의해 공공부조로 편입되지 못하거나 자녀에게 피해를 줄까 걱정하며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역사회의 관심과 보호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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